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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앞집에 사는 천사같은 나의 이웃 할머니 와니타.

그녀의 집은 따뜻한 인테리어가 매우 인상적이다. 왠지 미국 시골의 오래된 집 같으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포근한 느낌. 그리고 딱 봐도 수십년의 세월이 느껴지는 소품들이 어지럽지 않게 아기자기한 느낌으로 놓여져 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와니타에게 문자가 도착했다. 띠링~


Are you at home? I have some cookies for you if you are. 

                                Oh! Hi Juanita. I am home. It sounds great. Are you at home now?

Yes, it will take me a few minutes to get them on a plate.

                                Ok. Just let me know when you can knock on your door.


그렇게 잠시 후 찾은 와니타의 집. 



우리집과 같은 아파트 구조라고 믿겨지지 않는 크리스마스 데코들로 반짝거리는 집 풍경.

잠시 잊고 있었던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났다.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에 이렇게 장식을 매번 하는 것이 나에겐 신기할 뿐이다.


특히나 그녀의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엔젤~!

사실 와니타의 취미는 천사수집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천사와 티팟을 오랫동안 수집해 왔다. 그녀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가까이서 들여다보니 트리 곳곳에 매달려 있는 천사들이 마치 트리를 팅커벨처럼 날아다니는 느낌이다. 




그리고 천사들과 함께 그녀의 아들, 딸, 손주들의 사진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이 오래되어 보이는 사진은 자신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첫째 아들의 초등학생때 사진이라고 말한다. 어쩐지 그녀의 아들은 이렇게 수많은 천사들과 함께 있을 것만 같다. 


잠시 크리스마스 트리와 집 안 곳곳에 놓여 있는 천사들을 하나 하나 들여다보니 마음이 하얗게 정화되는 기분이다. 


마치 엔젤 박물관에 온 기분...사실 이 것보다도 더 많다. 



잠시 앉아 사소한 잡담을 나누고 그녀가 직접 만들었다는 쿠키를 들고 집에 왔다. 

오트밀과 초코 쿠키와 시나몬 버터 쿠키. 역시 그녀처럼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맛이다. 


내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한 겨울이었다. 그리고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된 때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크리스마스 당일 뭔가 반짝반짝 화려한 길을 기대하고 외출을 했지만 모든 상점가와 마트는 문을 닫고, 길은 아주 조용했으며 어두웠다. 

1년 364일 문을 여는 월마트Walmart 조차 단 하루, 크리스마스에는 문을 닫는다. 

그 이유는 바로 크리스마스는 미국사람들에게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날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크리스마스는 사실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신문화에 가깝고 젊은 사람들 위주로 즐기는 날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내가 떠올리는 한국에서의 크리스마스는 복잡했던 유흥가, 예약 안하면 갈 수 없는 레스토랑, 더 비싼 물가...이런 것들이었다. 

나 역시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항상 밖에서 친구나 애인을 만나기 바빴던 생각이 난다. 문득 그때 크리스마스 케익 하나 사서 집에 있는 엄마 아빠와 함께 보낼 걸 그랬다는 마음에 괜시리 죄송스런 마음이 든다. 

에휴...오늘은 집에 전화라도 드려야지...


어쨌거나 시카고에는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부터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화이트크리스마스로구나~ (한국은 그레이크리스마스라던데...)

화이트건 그레이건, 

모두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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