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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10. 금요일.

오늘 시카고에는 첫눈이 내렸다.

 

기온은 벌써 영하, 어제 저녁에는 영하 7도까지 내려갔다는...

 

눈을 맞으니 다시 기나긴 겨울의 통로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다.

시카고는 한국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편이지만 한국에 비해 겨울이 몹시 춥고 길고 많은 눈이 함께한다.

물론 캐나다나 알래스카처럼 더 추운 지역도 있겠지만 시카고도 못지않게 강추위와 폭설로 유명하다.  거기에 거센 바람까지(오죽하면 윈디시티라고 불리우겠는가)

여기서 꽤 오래 산 한 친구는 5~6년 전 엄청난 강추위가 와서 영하 30도 이렇게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진짜 집에서 문을 열고 밖으로 한발자욱을 내딛는 순간 렌즈가 얼어서 눈알을 쪼이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지만 다행이도 최근 2년동안은 그리 춥지도 (예전에 비해서) 그리 많은 눈이 내리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You are lucky!'라고 했다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운전하는게 지옥같았던 날들이 있었다.

집 앞 도로로 나가는 입구 커브길이 얼어서 스르륵 차가 밀리는데 정말 긴장해서 체할 것 같았던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다.  

 

도대체 이게 적은 눈이라면 정상적일때는 도대체 얼마나 많이 온다는 얘긴지... 

 

그래도 일리노이, 최소한 우리 집 주위는 눈이 오면 도로를 참 빨리 치워준다.

마치 슈퍼맨 출동처럼 눈이 오기가 무섭게 길을 휩쓸며 눈을 치우는 차들.

그 덕분에 정말 엄청난 폭설이 내리는 때가 아니라면 큰 불편함은 없다.

아무리 치우는 차가 돌아다녀도 감당이 안되는 폭설이 내리긴 하더라. 

 

아...그리고 눈 소식이 있는 전날이면 길에 엄청난 염화칼슘을 뿌려대는 통에 해 걸러 한번은 염화칼슘에 상처입은 도로를 다시 깔곤 한다.

그래서 여름에는 항상 도로들을 돌아가며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데 우리나라와는 달리 공사를 어찌나 천천히 하는지 겨울이 오기 전에는 저 공사가 끝나려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무튼 또 한가지 다행인 점은 이곳은 밖을 걸어다닐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장 긴 동선은 주차한 곳에서 건물입구) 오히려 한국에 있을 때보다 추위에 오래 떨 일이 없다는 점.

한국에서는 매일 출근하려고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까지 덜덜 떨면서 걸어가고 버스시간 잘 못 맞춰 나오면 괜히 편의점에 들어가 따뜻한 베지밀을 하나 사서 쥐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사실 시카고 오기 전에 워낙 겨울이 춥다는 얘기를 들어서 한국에서 부랴부랴 배우들이 촬영장에서 입고다니는 것같은 롱 패딩과 히말라야 등반이라도 해야 될것같은 털부츠를 샀지만 정말 거의 안입고 안신었다. 그러고 운전하는게 더 힘들어서... 

 

그치만 또...여기는 온돌 문화가 없고 히터를 틀어놓는 시스템인데 히터만 틀어 놓으면 피부는 사막처럼 갈라지는 느낌이 들고, 아침에 일어나면 눈알에 물기가 다 말라 눈을 뜨는게 엄청 큰 도전과도 같다.

물론 그 정도 파워로 히터가 나오니 틀기만 하면 집안 온도는 금새 올라가지만 난 어쩐지 히터를 세틀고 집에 있어도 으슬으슬한 느낌이 든다. 

한 지인은 그 이유가 온돌때문이 아닌 내 마음이 아직 이곳이 낯설기 때문이라고 한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때문인지 한국이 더더욱 그립다.

어제밤 이곳이 영하 5도일때 한국은 영상16도씨던데...

괜히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질투가 났다.

 

이런날은 따뜻한 방바닥에 배깔고 누워서 만화책이나 봐야되는 건데. ㅋ  

 

 

Anyway,

Winter is 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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