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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정신이 나갔나보다. 짜장면을 몹시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한번 짜장면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에 춘장을 산것까지 괜찮았다. 그런데...왜...면까지 만들 생각을 했던걸까? ㅋㅋㅋㅋ


문득 아주 옛날에 처음 수타짜장면을 먹었을 때 생각이 나서 그랬던 것 같다. 대학교때 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그 친구네 집 근처에 수타짜장면집이 있었다. 그걸 먹는데 "와~면이 이렇게 쫄깃하고 맛있을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사실 난 짜장면을 그리 많이 먹고 살지 않았다. 일단 우리 집에서는 중국집이나 피자, 치킨을 배달시켜서 먹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생각해보면 정말로 스무살 전에는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아빠가 주문해서 시켜먹는 유일한 배달음식은 족발뿐이었다. 그래서 그런걸까 난 그렇게 '짜장면이 먹고싶다', '피자가 땡긴다' 이런 생각을 별로 해본 적이 없던 것 같다.

하지만 전문직이었던 나는 배달음식을 거의 매일 먹게 되었다. 하긴 그때도 중국집에서 주문할때 짜장면을 시킨적은 거의 없었다. 난 짬뽕파..짜장면은 옆에 사람이 시킨 걸 한젓가락 얻어 먹으면 그걸로 충분했다. 그런데 그런 나와는 반대로 남편은 짜장면을 참 좋아한다. 아무튼 그런 남편 탓인가...미국에서 한국티비를 볼 때 짜장면 먹는 장면이 나오면 "와~ 진짜 맛있겠다", "와~짜장면 진짜 먹고 싶다" 라는 말을 둘 다 버릇처럼 해댔다. 그래도 짜장면을 해먹을 생각은 참 안들었었다. 은연중에 짜장면은 시켜먹는 음식. 이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시켜먹을 수 없으니 만들어보지 뭐...


어쨌든 그리하여 시작된 짜장면 만들기. 

먼저 반죽을 하려고 인터넷을 요리조리 검색해보는데...요즘은 다들 집에 반죽기나 제면기는 가지고 계신가봐요? 손반죽하는 분들이 참 없더라. 아무튼 결국 내 맘대로 중력분 330g에 전분100g 을 섞고 소금(10g) + 물(180g)은 가능한 적게...(요게 포인트...물이 적으면 반죽하기가 매우 힘들지만 나중에 면을 자를때 들러붙지 않고 더 쫄깃한 면을 만들 수 있다)

밀가루, 전분, 소금, 물을 넣고 낱가루가 보이지 않게 반죽을 뭉쳐준다음 일단 상온에서 2시간정도 숙성시켜 주었다.
(숙성전에 반죽을 완벽하기는 팔이 너무 아픔...)
그런 뒤 약간 매끈해진 반죽을 비닐로 두겹정도 싸서 밟아서 반죽했다. 그리고 두 덩어리로 나눠 동그랗게 만들어 놓고 짜장 만들기 시작함.  

*미리 춘장 볶기: 난 한국에선 볼 수 없는 브랜드인 <아씨 볶음 짜장>을 샀는데 아무런 정보가 적혀 있지 않았다. 아마 한번 볶아서 나온것 같아서 그냥 써도 되지만 한번 더 기름에 볶으면 맛이 더 좋아진다고 해서 기름 듬뿍 넣고 한번 더 볶았는데.....


다 태워먹었다............
500g짜리에서 반을 태워먹어 다 버리고...남은 걸로 다시 살짝 볶아서 씀...누가 센불에 볶는게 더 맛있다고 했는데 태워먹기 쉬우니 초보라면 그냥 중약불에 10분정도 상태봐가면서 볶는것을 권유한다.  
어쨌든 볶은 춘장은 기름을 빼서 놓고, 기름은 다시 활용. (당황해서 사진도 없다 ㅋ)

재료준비: 돼지고기, 양파 2개, 파 많이, 양배추 1/5통, 당근 반개, 호박 작은거 한개를 카레하듯이 네모네모하게 잘라준다. 



1단계: 춘장 걸러낸 기름에 파기름을 낸 뒤 돼지고기 투하하고 간장을 한큰술 넣어준다. 

2단계: 야채를 모두 넣고 볶볶...
3단계: 설탕을 반컵정도 넣어줌
4단계: 볶은 춘장을 넣어준다.(난 250g정도 넣었음)
5단계: 물을 두컵 정도 넣고 
6단계: 전분물(전분2스푼+물2스푼)을 넣어주면서 적당한 농도를 맞춰주면 완성. 
(중간과정은 사진 생략...)


짜장을 만들어 놓고, 다시 면뽑기 시작...물론 집에서 수타면을 만들 순 없기에 칼국수면처럼 밀어서 자르기로..
반죽을 밀대로 쭉쭉 밀어 최대한 넓게 펴준다. 

그리고 3겹으로 접어 썰어줌. (자세히 보면 두께가 일정치 않음 ㅋㅋ)

드디어 면 완성!!

면은 끓는물에 7~8분정도 삶아준 뒤(뜨거운 물은 버리지 말고) 찬물로 씻어준다.
그리고 찬물샤워한 면 위에 뜨거운 물을 끼얹어주면 짜장면이 따뜻하고 맛있다. 

완성! 양은 딱 4인분 나왔다(남자2, 여자2 먹었음) 

중간에 춘장 태워먹은 것만 빼면 꽤 성공적이었던 내 첫 짜장면...
반응도 엄청 좋았고, 남편은 사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는 얘길 했지만 그건 당연한 얘기 아닌가? 
단...노력대비 후루루룩 5분만에 끝나버린 내 수고스러웠던 결과물. 

맛은 있었다만,
다들 좋아하니 좋았다만,
다음엔 그냥 시판 칼국수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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