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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YTN 뉴스에서 미국 워싱턴 주에 위치한 <브리프 인 카운터>카페에서 단골 손님이었던 한 사업가 드웨인 클라크가 39.60(약 4만원)어치의 식사를 하고 팁으로 3000(약 320만원)의 팁을 내고 갔다고 한다. 그는 어릴적 가난해서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낸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단골이었던 이 식당 직원들이 모두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길 바란다며 320만원이라는 큰 돈을 팁으로 줬다고 한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팁문화때문에 솔직히 말해서 외식할때마다 돈이 매우 아까웠던 기억이 난다. 팁 문화가 없는 우리에게는 미국의 팁은 그저 쪽팔리기 싫어 어쩔수 없이 내야하는 추가요금이었다. 그래서 언제나 꼭 평균 팁인 음식값의 15%를 계산기로 계산해서 내곤 했다. (참고로 팁 15% 계산법: 음식값×0.15=Tip) 

그러다 레스토랑에서 서빙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하루 수당은 월급이나 시급이 아닌 팁이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음식을 먹고 현금으로 계산을 할 경우에는 자리에서 영수증을 받거나 카운터에서 현금을 내어 음식값을 계산한 뒤, 팁을 테이블에 놓고 가면 된다. 그리고 카드로 계산을 할 경우에는 영수증과 함께 계산할 카드를 서버(종업원)에게 주면 음식값을 긁은 뒤 영수증과 카드를 다시 가져다 준다. 그럼 영수증에 음식값을 확인한 뒤 아래쪽에 따로 마련되어 있는 TIP을 적는 곳에 팁을 적고, total에 음식값+팁을 계산하여 적으면 된다. (위에 사진의 영수증처럼)카드는 미리 음식 값을 긁었을 때 팁을 위해 오픈되어 있는 상태기 때문에 다시 줄 필요는 없다. (최종적으로 알아서 음식값+팁이 빠져나간다.)    

  

사람에 따라서 내가 아무리 친절하고 열심히 서빙을 한다고 해도 팁을 거의 놓지 않고 가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정말 서버들끼리 "저 손님 진짜 진상이다"라고 뒷담화를 하기도 한다. 물론 손님들에게 꼭 팁을 주고 가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서빙이 정말 불쾌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팁을 안주고 가는 게 정상이고 그래야 한다. 하지만 평균의 서빙을 받았다면 팁을 주고 가는건 미국 내에서는 당연한 예의다. 왜냐면 음식 값에는 서버들의 노동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나는 사실 영어도 잘 못하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주문을 여러번 확인한다거나 버벅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았다며 팁을 꽤 많이 주고가는 손님들이 있었다. 그럴때면 정말 나도 모르게 뿌듯해져서 나도 모르게 더 친절한 서버가 되곤 했다. 아마 팁문화에는 그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물론 미국에서도 4만원 먹고 320만원의 팁을 내고 가는 일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지만 나 역시 한 40불어치 먹은 손님이 팁으로 100불을 준 적이 있었다. 너무 놀라서 혹시 10불을 잘못 적었나 해서 다시 손님에게 가서 확인했는데 팁 100불이 맞다고 해서 더 놀랐다. 특히나 미국 사람들 중에 서비스가 마음에 들면 생각보다 큰 팁을 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팁을 정말 10%도 안 주는 사람도 많이 있지만...

솔직히 시간만 떼우든 죽어라 열심히 하든 똑같은 시급을 받는 직원과 내가 정말 열심히 하면 달라지는 팁을 받는 직원 중에 누가 더 열심히 일하겠는가. 


이렇게 말은 하지만 아직도 식당에 가면 음식 값의 최대 18% 이상은 팁을 잘 내지 못하지만 언젠가 320만원을 팁으로 준 저 남자처럼 내가 정말 만족한 서비스를 받았을 때 쿨하게 넉넉한 팁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추가로 미국에서는 가끔 스타벅스 등의 Drive thru 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그냥 이유없이 앞차가 뒷차의 커피를 계산해주곤 한다. 깜짝선물 같은 것이다. 내 친구는 앞차가 자신의 커피를 계산하고 갔다는 말을 듣고는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것 같아 너무 기뻐 자신도 뒤에 차에 탄 사람 커피를 계산하고 왔다고 했다. 물론 결국 똔똔이지만 여러사람의 기분을 잠깐이나마 행복하게 만들어 줬으니 얼마나 좋은가. 특히나 이런 일은 11월~12월 연말에 많이 있다고 한다.


*추가로 미국에서의 평균 팁

레스토랑 - 점심: 음식값의 10~15%, 저녁 20%

(간혹 6명 이상의 단체손님일 경우 팁을 애초에 포함해서 계산서를 갖다 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 팁을 두번 중복해서 낼 수도 있다. 그러니 계산하기 전에 영수증을 잘 확인하는 버릇을 갖는 게 좋다. 그리고 음식값을 쿠폰이나 프로모션으로 할인받았을 경우 원래 금액에 대한 팁을 주는게 예의라고 한다.) 

택시-요금의 10%

호텔-매일 방에서 나올 때마다 침대 위에 1~2불, 그 외 서비스를 주문했을 때 역시 팁 1~2불.     


벌써 2017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에게도 모두에게도 연말에 기대하지 못했던 320만원의 팁이나 한잔의 커피같은 따뜻한 선물이 짠 하고 나타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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